Get Well Soon, Aaron Rasmey! Get Well Soon, Aaron Rasmey!


순간, 방심한 틈을 타고 찾아오는 우울이란 녀석은 끈질기다.
끈질기다 못해 친구놈들도 데려오고야 마는 나쁜 녀석...
과거엔 몸부림도 쳐보고 외면도 해보고 무시도 해보고, 싸워도 보고..
별 도리가 없다는 걸 20살 여름에야 깨달았다.

불쑥 말을 거는 몹쓸 녀석..
느슨하게 풀어진 감정들을 변화무쌍하게 만들어 버린다.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바늘을 곤두세우게 하기도 하고,
툭 손끝만 부딪쳐도 왈칵 눈물이 곰새  맺히게도 하고,
뭔가를 하다가도 멍~하니 정신을 놓게도 한다.

스무살 그 여름엔 방구석에 쳐박혀 온종일 음악만 들어댈수도 있었다.
가방하나 메고 어느 산으로 훌쩍 다녀올수도 있었다.
아침일찍 나와 극장에 쳐박히거나, 도서관 구석에서 찔금거리거나,
이도저도 안되면 기차를 타면 됐다.

월급쟁이 어른이 된 '나'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네.

아마도 여름이 너무 싫은 나머지 무기력이 만들어 낸 상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밑도 끝도 없는 조울증 환자가 되버리는 여름날의 나에 대한 변명??

어느샌가 일상이 되버린 오프시즌, 프리시즌의 무료하고 나른함을 견디지 못하는
처절한 감정들의 폭동???

나는 사회적 동물이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고
해야할 일이 있고 참을 줄 알아야 하고 어른이 그래서는 안되며
뒤돌아 욕을 바가지로 퍼부을 지언정 입밖으로 내뱉어선 안되고
갑자기 큰소리를 내서도 안되며 감정을 내보여서도 안되고
속내를 털어논 동료가 적이 될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봄을 반기고 가을을 사랑하는 나는,
여름을 탄다.

여름의 나는,
끈임없이 징징대고 투덜대고 징징대고  더욱 찌질해지며 또 징징댄다.

여름의 나는,
몹시 못나진다. (못~난~놈~~ㅠ)

결국, 여름은 만병의 근원.....
치료약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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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를 만나러 갈 기운도 없다....
미안해 론~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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